Saladin’s Blog

웹2.0 시대의 불편한 진실들

Posted on: 5월 13, 2008

오픈 소셜과 오픈 소스의 태생 자체가 역설적이게도 독점을 향한 산업전략에서 나왔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게 해주는 글이다. 국내 많은 웹2.0  에반젤리스트들이 “개방과 공유의 웹2.0″이라고 말하고 다니는데다, 혹 나와 같은 젊고 어린(?) 개발자들이 그들이 가진 청춘고유의 열정과 미묘한 낭만주의와 결합해 더욱이 하나의 센세이션을 넘어서 이념이 되려고 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2006년 이후 이제 웹2.0이란 단어는 사회적으로 익숙해졌고, 여전히 갓난아기의 수준이긴하지만 그간 빠른 발전을 이루어왔다는 점만은 확실해 보인다.

성장을 해왔고, 또 이제 막 성장하려는 찰나에 “쉬이 들뜨지 마시라”고 경고를 하는 듯, 혹은 그에 대한 적극적인 응원의 글인지. 아뭏든, 글 참 잘쓰신다. 언젠간 나도 윤석찬님 처럼 멋진 IT칼럼니스트가 되고 싶다. 이분의 글중에 문득문득 눈에 들어오는 용어들을 보면 참 내가 관심이 있긴 있나보다 하고 느낀다.

 

* 원문 

윤석찬 (다음 R&D 센터 팀장)   2008/05/13
     

국내에서 한참 웹 2.0 담론이 벌어지던 2006년 이맘때쯤의 이야기다. 어떤 진보 단체로부터 자신들의 토론에 나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른바 개방과 공유의 웹 2.0시대에 기술적 도구들이 어떻게 개방된 사회적 소통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면서 “웹2.0은 플랫폼으로 웹(Web as Platform) 즉, 컴퓨팅 역사의 변화에서 또 하나의 독점적 기술 가치 시대를 예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과장이나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적이 있다.

물론 웹2.0 테마는 닷컴 버블을 가져온 집중형 포털 모델과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가져오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초기 웹이 가졌던 분산과 공유의 가치를 기반한 비즈니스에 대한 재평가라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특히, 데이터 개방과 공유를 촉진하는 기술들을 이용하고 장려 함으로서 웹 본연의 가치로의 회귀라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해 컴퓨팅 산업의 측면으로 보면 웹 플랫폼이라는 가치 변화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대체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방과 공유가 점점 늘어나는데도 플랫폼 독점은 계속 되는 아이러니가 생기고 있다.

 

 

■소셜 플랫폼의 개방과 독점의 딜레마

 

지난 주 인터넷 업계의 핫이슈는 소셜 네트웍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들이 발표한 데이터 개방에 관한 것이었다. 세계 최대 SNS인 마이스페이스(MySpace)는 데이터 이동성(Data Portability)이라는 공개 기술 규격을 을 수용해 야후, 이베이, 트위터 및 포토버켓과 사용자 정보 및 프로필, 친구 정보 등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경쟁 관계에 잇는 페이스북(Facebook)도 이와 유사한 페이스북 커넥트(Facebook Connect)를 발표하고 사용자 기반 뉴스 사이트인 디그닷컴(Digg.com)과 사용자 정보를 공유한다. 페이스북은 외부 업체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서드파티 플랫폼을 제공해 큰 반향을 얻은 첫 SNS 이다. 이들 사이트와는 달리 오픈 소셜이라는 개방형 소셜 네트웍에 공을 들여온 구글(Google)도 이에 질세라 자사의 이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프렌드 커넥트(Friend Connect)”를 발표했다.

 

하지만, 웹 2.0의 황태자로 여겨지는 이들 SNS 사이트들은 실제로는 내부 데이터를 폐쇄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자신들의 가치를 높여 왔다. 페이스북은 여전히 오픈 소셜 진영에 합류하지 않고 있으며, 새로 발표한 개방 전략 역시 뜻을 같이하는 파트너에게만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마이스페이스나 구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알다시피 소셜 네트웍을 기반한 헤게모니 싸움이 기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웹을 플랫폼 시켜 개방형 사업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함과 동시에 개방 기술을 이용해 자신들의 독점력과 폐쇄성을 엄폐하고 있다. 데이터 이동성이라고 불리는 기술 규격 즉, 오픈 ID, OAuth, 마이크로포맷, RSS, XFN 등으로 마치 데이터가 분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플랫폼의 의존성을 더 높여 주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오픈 API, 개방이냐 독점력 강화냐

 

뿐만 아니라 개방형 표준(Open Standards), 오픈 API, 오픈 소스(Open Source Software) 등은 웹2.0 기술적 배경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들이다. 이들은 사용자의 참여와 자발적 공헌 등을 담보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대안이라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2000년대에 들어 주목 받기 시작한 기술적 가치들이다.

 

하지만 1990년대를 풍미했던 소프트웨어 시대에는 독점적이고 폐쇄된 가상 머신(VM) 위의 API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왔다. SW 엔지니어였다면 누구나 닷넷이냐 자바냐를 고민했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 웹 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는 오픈 API는 핵심인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구현 가능하고 어디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표준적인 기술들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매쉬업(Mashup) 사례들이 나오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개방 및 협력을 주창한다.

 

이러한 오픈 API의 처음 시작은 구글, 아마존, 이베이 같은 업체들이 타사와 파트너쉽을 유지하기 위해 쉬운 구현을 위해 이용해왔던 기술을 공공에 개방한 것들이다. 구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야후, AOL 등에 유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해 왔고, 아마존은 전자 상거래 제휴에 이용하고 있으며, 이베이는 판매 딜러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해 왔다. 그들의 데이터는 웹에 분산되어 사방에 존재하지만 엄청난 이익과 함께 사실상 데이터 독점력을 키워 왔다.

 

많은 웹 2.0 스타트 기업들이 이러한 유산을 이어 받았다. 사용자를 어느 정도 확보해 좀 뜨기 시작하면 오픈 API를 만들어 외부 개발자를 유혹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용자에게 노출시키려 한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을 중심으로 다양한 오픈 API를 제공 하고 있으며, 마치 개방형 기술 마케팅 홍보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사 서비스 독점력을 더 키우고 싶어한다. 만약 네이버와 다음이 똑같이 검색 API를 제공한다면 누구의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 그 답이다.

 

■인력 공급처로서만 오픈 소스 활용?

 

구글을 비롯하여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오픈 소스를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구글은 다수의 유명 오픈 소스 전담 개발자들을 채용해 왔고, 대학생 대상 오픈 소스 참여 행사인 Summer of Code, 오픈 소스 프로젝트 호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폐쇄적이고, 내부 기술의 공헌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글에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지원은 인력 공급처로서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오픈 소스의 맹주라 할만하 IBM, 어도비(Adobe), 썬 마이크로시스템 조차 비 핵심 플랫폼을 위주로 오픈 소스화 하여 커뮤니티의 힘을 빌어 자체 S/W 제품을 만들고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상 오픈 소스가 외골수 같은 긱(Geek) 문화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도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원격 협업 생산력 향상과 비싼 기업형 소프트웨어를 살수 없었던 인터넷 기업에서 사용해 준 데 힘입은 바 크다. 오픈 소스는 거대 상용 독점 소프트웨어 벤더의 대항마 혹은 저비용 고효율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대안으로서 장려되어 왔기 때문이다. 최근의 성공에도 산업적 필요성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오픈 소스 지원 활동을 너무 감상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이다. 

오늘날 오픈 소스 기반 S/W 플랫폼 변화는 저비용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 인력들의 교육 비용을 낮춤과 동시에 기존 S/W 산업을 서비스형으로 변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전통적 S/W 업체에는 큰 위협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MS에게는 구글 보다는 이러한 변화 자체가 위협이 된다. 

 

■우리에게 개방 기술은 완전 소중한 가치 

아이러니하게도 개방형 기술 덕분에 선두 업체들의 데이터 플랫폼 장악력이 높아지고 및 기술적 합종연횡이 쉬워 지며 원활한 기술 인력 수급 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데이터를 제어 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접근성을 향상시켜 웹 생태계가 더욱 풍요로워 지고 있지만, 개방형 기술은 쓰임에 따라 양면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승자만이 존재하는 폐쇄적 국내 인터넷 산업이 해외와 같이 풍요로운 산업적 생태계로 재편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좀 더 많은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몇몇 거대 회사가 모든 웹 서비스를 수직 계열화 가능한 상황에서 개방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오히려 우리가 과연 개방을 통해 공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이룰 수 있는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대표 주자만을 밀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할 것이냐는 주장도 나온다.

 

개방형 기술이 분산과 상호 공존 보다는 집중화의 방편으로 사용될 수 있는 여지도 함께 존재하는 찜찜함을 내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태계는 양육 강식의 먹이사슬이 존재하며 결국 최상위 포식자가 독식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각 개체들이 상호 공존할 수 있도록 영양 물질들이 순환되기 시작하면 혁신적인 개체들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따라서, 개방형 기술들은 산업적 요구와 비즈니스적 이해를 합치할 수 있는 바로 이러한 완전 소중한 가치이다. 국내 인터넷 산업을 대표하는 주자들이 일부러라도 개방 기술을 도입하고 다른 개체들과 교류를 시작하는 것은 양쪽 측면에서 모두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중소 사이트와의 교류와 상생으로 활기가 넘치는 벤처 시대가 부활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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